키로 다이어리

글/그림 : 화작가

키로다이어리9

 

난 롯봇 강아지에게 물었지.

 

여기 뒤엉킨 별엔 왜 온것이냐고

 

그는 대답했어.

 

"난 날 알아주는 누군가를 항상 그리워 했지.

 

그리고 도착한곳이 이곳이야."

 

 

 

 

 

 

 

난 대답했어.

 

"여긴 뒤엉킨 시간으로 가득찬 곳이야..

 

아주 아주(신중히) 객관적이지 않은 곳이지.

 

사람들이 원하는것을 여기서는 찾을수 없을수도 있어.

 

그말은

 

네가 진정 원하는 곳이 아닐수도 있어.

그건 너의 무지개 빛 환상일수도 있고 네가 만들어낸 초코렛 맛 이미지일 뿐일수도 있어.

 

그말은

 

네가 원하는 것을 나에게선 얻지 못할 수도 있어.

 

그말은

 

우리의 만남은

버스타고 지나가면서 빨리 간판 읽기를 하는 것 만큼 무의미한 짓일수도 있다는 말이야.

 

그러므로

 

네가 마음 대로 날 휘젓고 떠난다면

난 아주 상처를 받을수 있어.

 

그래서

 

상처받기 전에 널 여기서 내쫓아 버릴수도 있어.

 

하지만 

 

너가 와서 기뻐.

 

나에게 들어와줘서...

 

난 결코 네게 기대지 않을꺼야.

 

너 역시 나에게 기대하면 안되는 것이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뻐.

 

더 이상 설명할수가 없어."

 

 

 

 

"나도 기뻐.

 

궂이 환상을 가지진 않아.

 

아마 기대를 하고 왔던것은 분명하나 그렇다고 네가 기대치에 만족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실망한다거나 그러한 일은 없을꺼야.

 

왜냐면..

 

너 역시 나의 영혼과 맞닿아 만남을 갈구 했을테니.

 

서로 기대에 못 미친다해도 크게 실망할 것은 없어.

 

기대란 것은 항상 현실에 못미치기 마련이지.

 

기대하고 고대하던 영화는 항상 실망을 주는 그런것과 같아.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라구.

 

우린 쌤쌤이야."

 

 

그 말을 들은 나의 가슴은 소리없이 베이는것 같았어.

 

날카롭고 부드럽게

 

나의 심장을 파고드는 그러한것.

 

 

"친구를 만나서 기뻐.

 

비록 영원을 약속할 순 없으나 이 감정을 읽고 싶지는 않아.

 

고마워.

 

나에게 그렇게 말해줘서."

 

 

 

 

잠시 따뜻한 인연을 만났어.

 

난 알어.

 

그는 내게서 떠날 것이라는 것을.

 

왜냐면.

 

영원이란 매우 한정적인 것이며 그것은 추억이란 이름으로 가끔 기억날 뿐이니깐.

 

하지만

 

따뜻한 만남이란

 

나의 건조한 영혼에 물을 주는것 처럼

 

그렇게 나의 삶을 지탱해주는 기억으로 새겨지곤 해.

 

발가락 사이에 바닷물이 찰랑찰랑 차올라 모래와 함께 쓸려 내려가는 기분을 들게 해.

 

비록 야속한 시간의 틈 속에 숨게 되더라도

 

따뜻한 만남이란

 

나의 영혼을 한꺼풀 벗겨 내버려.

 

속살이 부끄러워 이내 담을 쌓아 버리지만.

 

포크레인으로 파헤쳐 달라고 춤이라도 추고 싶은 심정이었지.

 

 

 

 

 

 

난 오늘 기뻐란 말을 3번이나 써버렸지.

 

앞으로 얼마 후에 이 말을 써볼까.

 

여기 이 별에서 오랜 시간 머물 생각이야.

 

그가 원한다면 좀 더 오래도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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