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이어 생일, 상반기 마지막 날까지…이재용 '쉼 없는' 현장 경영

기사입력 2020.06.30 23:3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30일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사업장 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상반기에만 현장 경영 12번 '강행군'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들어 쉼 없는 현장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전례 없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는 데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이 한 달에 두 번꼴의 현장 점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이재용 부회장은 30일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세메스(SEMES) 천안사업장을 방문했다. 올해 들어서만 12번째 현장 점검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장, 강창진 세메스 대표이사 등 삼성의 부품·장비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경영진과 함께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산업 동향 △설비 경쟁력 강화 방안 △중장기 사업 전략 등을 논의한 후 제조장비 생산 공장을 살펴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이번 행보는 그동안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소재·부품·장비 분야를 육성해 국내 산업 생태계를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어느덧 1년을 맞은 가운데, 관련 사업을 챙기며 극복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이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수출규제가 본격화되자마자 재계 총수 중 처음으로 대책 마련을 위한 일본 출장길에 홀로 나선 바 있다.


올해 상반기 마지막 날까지 현장에서 일정을 소화한 이재용 부회장의 비공식적 행보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상반기 일정 대부분을 현장에서 채웠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중국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김포의 한 호텔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자택으로 귀가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새해 첫 업무를 경기 화성사업장 내 반도체연구소에서 시작했다.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비전을 다시 한번 임직원들과 공유하고, 목표달성 의지를 다지기 위한 현장 방문이었다. 1월 27일에는 명절 휴식 없이 브라질 북부 아마조나스주에 있는 삼성전자 마나우스 법인을 찾아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명절에 일하는 임직원을 격려했다. 2월 20일에는 가동을 본격화한 EUV 전용 반도체 생산라인을 찾아 기술 경쟁력을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 돌입한 3월에도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 경영은 이어졌다. 확진자가 발생한 구미사업장을 방문,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생산라인을 점검했다. 같은 달 19일과 25일에는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라인을 점검했고, 수원 종합기술원을 방문해 차세대 미래 기술 전략을 논의했다.


지난달에는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회동했다. 이외에도 코로나19 검사만 3차례 받으면서 중국 시안 반도체 사업장을 직접 챙기고, 반도체·제품 사장단과의 릴레이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어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한 이 부회장은 52번째 생일이었던 지난달 23일에는 수원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3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구미사업장을 방문,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러한 이재용 부회장의 '강행군'을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 속에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까지 더해진 데다 글로벌 기업과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담금질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현장에서 던진 메시지에서도 커져가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녹아 있다는 평가다.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초 "미래를 개척해나가자" 등의 당부 메시지를 주로 내놨지만, 최근 "자칫하면 도태된다. 시간이 없다" 등 발언 수위를 높였다. 이날 세메스 천안사업장에서도 임직원들을 만나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 갈 길이 멀다. 지치면 안 된다. 멈추면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불확실성 해소에 사활을 건 이재용 부회장은 하반기에도 현장 경영을 이어나가며 주요 사업을 직접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가지 걸림돌은 '사법 리스크'다. 검찰이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의 '수사 중단·불기소' 권고를 따르지 않고 기소를 강행한다면 원활한 경영 활동에 차질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현 정부의 대표적 검찰 개혁 정책의 하나로 탄생한 수사심의위의 판단을 검찰이 존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 국내 재계 총수 중 가장 활발한 경영을 펼치고 있다. '세계 1위 삼성'을 굳건히 하고자 하는 심적 부담이 엿보이는 행보"라며 "하지만 더 심한 심적 부담은 사법 리스크를 통해 느끼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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