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SKB-티브로드·LGU+-CJ헬로' M&A 조건부 승인…'미디어 빅뱅' 신호탄 쐈다

기사입력 2019.11.10 12:00

공정위가 지난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및 LG유플러스의 CJ헬로 주식 취득 건 등에 대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수진 기자

공정위 , SKB-티브로드· LG유플러스-CJ헬로 기업합병 조건부 승인

[더팩트│대한상공회의소=최수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및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기업결합 건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론을 내렸다. 급변하는 미디어 생태계 변화에 대응하고, 유료방송 시장의 건전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 공정위 "SKB·LGU+ 모두 조건부 승인…생태계 변화에 대응해야"


공정위는 지난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및 LG유플러스의 CJ헬로 주식 취득 건 등에 대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이들 기업의 인수합병(M&A)을 모두 조건부 승인했다.


이날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지난 수개월간 엄정하게 심사한 결과 경쟁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미디어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유료방송 역시 구조적으로 변했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현실화하는 상황 속에서 사업자가 생태계 변화에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업결합을 승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경쟁 제한 우려를 차단하고 소비자 피해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양사에 시정조치 사항을 제시했다. 양사는 오는 2022년 12월 31일까지 △케이블TV 수신료의 물가 상승률 초과 인상 금지 △8VSB 케이블TV 가입자 보호 △케이블TV 전체 채널 수 및 소비자 선호채널 임의 감축 금지 △저가형 상품으로의 전환, 계약 연장 거절 금지 및 고가형 방송 상품으로의 전환 강요 금지 △모든 방송 상품에 대한 정보 제공 및 디지털 전환 강요금지 등의 조건을 지켜야 한다.


8VSB는 아날로그 방송 가입자도 별도 셋톱박스 없이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전송방식의 하나다.


◆SKB M&A 장벽, LGU+ 대비 높았다…승인 조건 달라



공정위는 LG유플러스와 CJ헬로 건의 경우 8VSB 유료방송시장과 디지털유료방송시장간 혼합결합에서만 경쟁 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한 반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건은 디지털 유료방송시장에서도 경쟁 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제공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양사 간 조건 일부에 차이가 눈에 띈다.


공정위는 LG유플러스와 CJ헬로 건의 경우 8VSB 유료방송시장과 디지털유료방송시장간 혼합결합에서만 경쟁 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건은 혼합결합뿐 아니라 별도의 디지털 유료방송시장에서도 경쟁 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가 결합할 경우 서울 도봉구·강북구 지역 등 17곳의 디지털 유료방송시장에서 1위 사업자가 되면서 시장지배력이 강화된다. 이에 공정위는 디지털 케이블TV의 실질 가격 인상, 채널 수 축소 등의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실제 티브로드가 시장점유율이 높은 지역에서 낮은 지역 대비 채널 수를 줄이고 가격을 높이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것이 공정위 결정의 근거다.


또한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결합 시 8VSB 유료방송시장과 디지털유료방송시장간 혼합결합에서도 경쟁 제한성이 있다고 봤다.


반면,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기업결합 건에 관해서는 경우 8VSB 유료방송시장과 디지털유료방송시장간 혼합결합에서만 경쟁 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공정위는 급변하는 유료방송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이들 기업이 기업결합 이후 1년이 경과한 시점에 조건 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 이날 배영수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기업이 시장 상황이 변했다는 것에 대한 자료를 가져와야 한다"며 "이후 위원회 검토 과정을 거쳐 최종 판단을 내리는 방식이다. 자료 검토는 최대한 빠르게 진행해 산업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2016년 통신사·케이블TV '불허' 결정, 2019년 왜 '승인' 됐나



공정위는 CJ헬로의 독행기업 지위 상실 등을 근거로 LG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최수진 기자

공정위는 지난 2016년 통신사의 케이블TV 인수를 불허한 바 있다. 공정위는 2016년 7월 15일 전원회의를 열어 CJ헬로(당시 CJ헬로비전)가 독행기업(시장 경쟁을 주도하면서 일정 기간 점유율을 유지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근거로 SK텔레콤과 CJ헬로의 기업결합을 불승인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번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기업결합에 대해 승인했다. △CJ헬로의 독행기업 지위 상실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LG유플러스의 위치가 SK텔레콤과 다른 점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조성욱 위원장은 "CJ헬로의 역할이 크지 않거나 완화됐다"며 "독행기업으로 평가하려면 그런 부분을 평가해야 하는데 이번 심사에서는 CJ헬로 영향력이 크게 약화됐다고 봤다"고 말했다.


배영수 국장 역시 "2016년 당시 SK텔레콤의 점유율은 시장 지배적이었던 만큼 CJ헬로를 인수할 경우 상당한 경쟁 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시장 질서가 파괴될 우려가 있다는 측면에서 봤다"라며 "반면, LG유플러스는 3위 사업자이기 때문에 (SK텔레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경쟁 제한성은 약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시장 상황이 달라진 것을 통신사의 케이블TV 인수 승인의 이유로 내세웠다. 현재 유료방송시장에서 IPTV는 최대 유료방송 플랫폼이 됐다.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내에서도 디지털 케이블TV 가입자 비중이 가장 높은 상태다. 이에 공정위는 경쟁상황이 유의미하게 변화한 만큼 디지털 유료방송시장과 8VSB 유료방송시장을 별개의 시장으로 획정했다.


◆ SKT·LGU+ "생태계 활성화 앞장설 것"…KT "실질적 조치 기대"


공정위의 결정 이후 남은 단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심사다. 과기정통부는 방송법의 최다액출자자 등 변경승인 및 전기통신사업법의 주식취득·소유 인가 등에 따라 관련 내용을 60일 이내 처리해야 한다. 방통위도 심사에 나선다. 다만,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기업결합은 지분인수 방식으로 방통위 심사를 거치지 않는다.


이날 공정위의 결정과 관련해 이통 3사는 일제히 입장문을 통해 회사 측의 견해를 밝혔다. SK텔레콤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고려한 공정위의 전향적 판단을 존중한다"며 "과기부·방통위 인허가 승인 취득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은 IPTV와 케이블TV의 성장을 도모하고 PP 등 협력 기업과 상생함으로써 국내 미디어 생태계의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공정위 결정을 존중하며"조치사항에 대해서는 충실히 이행하겠다"라며 "유료방송 시장은 물론 알뜰폰 시장에 대해 공정위가 판단한 바와 같이 경쟁이 활성화 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 선택권 확대뿐 아니라 투자 촉진 및 일자리 안정화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공정위가 조건부로 승인한 것은 인수나 합병에 따른 경쟁 제한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며 "이후 과기부와 방통위의 판단에서 경쟁 제한성을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조치가 내려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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