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넛 vs 키디비, 항소심 시작…법정 공방 다시 시작

래퍼 키디비(김보미, 30)와 블랙넛(김대웅, 31)의 기약 없는 기나긴 싸움이 2막을 시작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 형사부는 20일 오후 2시 20분 블랙넛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모욕 혐의로 지난 1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블랙넛은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블랙넛은 지난 2017년 5월 키디비에게 피소당했다. 키디비는 블랙넛에게 성폭력 범죄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 이용 음란), 모욕죄 등을 적용해 고소장을 제출했다.

블랙넛은 세 곡의 노래에서 키디비에 대한 가사를 썼다. '인디고 차일드'에서 "난 솔직히 키디비 사진 보고 X쳐봤지", 미공개 곡 'po'에서 "넘버원이여 내겐 아무도 못당해 마치 키디비 가슴처럼 우뚝 솟았네. 진짠지 가짠지 눕혀보면 알지", '투 리얼'(Too Real)에서 "걍 가볍게 X감 이번엔 키디비 아냐 줘도 안 X먹어" 등의 가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적 모욕을 해왔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키디비를 태그하며 '김치녀'라고 비하하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블랙넛이 해당 노래로 공연하던 중 키디비의 이름이 등장하자 자위하는 듯한 퍼포먼스를 4차례 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키디비는 추가로 고소했고 모욕죄가 적용돼 재판에서 병합됐다.

블랙넛은 자신의 혐의에 대해 "모욕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법정 공방을 벌였다. 블랙넛은 공판 중에도 김치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참석하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비난을 받기도 했다.

래퍼 키디비를 모욕한 혐의를 받는 래퍼 블랙넛이 항소했다. /더팩트DB

결국 블랙넛은 지난 1월 10일 열린 선고기일에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블랙넛이)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통해 다른 래퍼를 비난한 것이라고 해도 저속한 성적 모욕을 하면서 특정 인물을 지칭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 힙합 장르의 특성을 감안해도 블랙넛의 행위는 모두 모욕죄에 해당한다. 블랙넛은 아무런 친분 관계가 없는 피해자를 노래 가사에 끌어들였고 방식이 너무 저속해 인격권의 본질적인 부분을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선고 후 블랙넛은 "앞으로 더 솔직하게 음악을 하고 싶고 힙합 음악을 하시는 분들이 좀 더 자유로운 생각을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후 블랙넛은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기나긴 법정 싸움이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공방은 다시 이어지게 됐다.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던 블랙넛이 항소심에서는 어떤 주장을 펼칠지, 재판부는 과연 판결을 뒤바꿀지 귀추가 주목된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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