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베리 일본어

글/그림 : 봉이룬

와인 바







 

 

난 술 마시는 걸 무지무지 좋아하지만,

 

술이 사람을 먹는 한국의 술 문화는 절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かんぱい[kampai]: 건배

 

 

많이 알고 계신 단어죠?

 

 

캄빠이

 

('칸빠이'보다는 '캄빠이'쪽이 원래 발음에 가깝습니다.)

 

 

자, 건배도 나왔겠다... 오늘은 한국과 일본의 술문화의 차이에 대해서 수다를 떨어볼까 합니다.

 

 

한국에선 술을 먹는 동안에는 주구장창 몇 번이고 몇 십번이고 건배 퍼레이드를 하죠?

 

가만히 그 저의를 생각해보면,

 

 

'혼자 먹고 죽긴 싫으니 같이 먹고 죽읍시다.'

 

 

라는 무서운 속뜻이 있지 않은가~ 하고 생각이 들죠?

 

하지만 일본에선 제일 처음, 딱 한 번만 건배를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술문화를 대표하는 '원샷'.

 

일본에도 물론 '원샷'은 있습니다.

 

그렇다고 일본사람들에게 '원샷'이라고 아무리 얘기해 봤자 뭔 뜻인지 알진 못합니다.

 

'One shot'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콩글리쉬'라는 것은 모두 알고 계시죠?

 

이 '원샷'이랑 같은 의미의 일본어는

 

 

いっき[ikki]: 한 숨, 단번

 

 

'단번에 마셔버려!!' 라는 의미죠.

 

일본의 젊은이들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분위기가 업되면

 

이 '익끼'를 외치며 술을 무진장 먹이기도 합니다.

 

단, 우리가 먹이는 횟수에 비하면야 새발의 피이지만요. 훗훗.

 

 

여담입니다만, 우리나라의 소주회사가 사용하고 있는 '7잔 반' 마케팅을 아시나요?

 

'원샷'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에 맞춘 마케팅 방법인데,

 

소주 한 병에 7잔 반이 나오게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왜 마케팅이라고 까지 할만한 것인가?

 

거기에는 술을 마시기 전에는 몇 번이든 꼭 건배를 하고,

또 그것을 원샷해 버리는 우리의 술문화가 큰 작용을 합니다.

 

 

2명이 술을 마실 경우>

서로 건배를 하고 원샷하고, 서로 건배를 하고 원샷하고, 서로 건배를하고 원샷하고...

그 다음에 술을 따르면 한 사람은 반 잔 밖에 안 나오게 되죠?

그래서 한 병을 더 시킵니다.

 

3명이 술을 마실 경우>

서로 건배를 하고 원샷하고, 서로 건배를 하고 원샷하고...

그 다음에 술을 따르면 누군가 한 사람은 또 반 잔 밖에 안 나옵니다.

그래서 한 병을 더 시킵니다.

 

4명이 술을 마실경우>

서로 건배를 하고 원샷하고...

그 다음에 술을 따르면 또 누군가가 반 잔 밖에 안 나옵니다.

그래서 한 병을 더 시킵니다.

 

이런식으로, 5명이 술을 먹어도, 6명이 술을 먹어도, 7명이 술을 먹어도, 8명이 술을 먹어도...

늘 반 잔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 병을 더 시키는 것입니다.

 

완전히 우리나라에서만 통하는 마케팅이죠.

 

 

일본에선 이런 마케팅 해봤자 큰 효과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사이즈의 소주도 없죠.

 

왜냐면, 일본엔 '첨잔'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선 상대방의 술이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술을 다시 따라줍니다.

 

우리나라에선 꽤나 실례되는 행동이지만, 일본에선 그것이 보편적인 것입니다.

 

반대로 상대방의 술이 바닥나면 상대에게 계속 신경을 안 썼다고 하여 실례가 되죠.

 

첨잔을 하는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 따라 놓은 술이 뜨끈뜨끈해 지니까,

 

더 뜨끈해지기 전에 시원한 걸 섞어서 계속 시원하게 마실 수 있게 하려는 배려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일본사람들은 소주를 물에 타서 마시거나, 얼음에 타서 마십니다.

 

우리가 보면 참 어린애 같이 마신다고 생각이 듭니다만,

일본사람들은 한국사람들이 소주를 스트레이트로 마신다는 얘기를 들으면 엄청 놀랩니다. 쿠쿠.

 

그리고 1리터짜리 소주를 사서 마시다 남으면 양주처럼 킵핑도 합니다.

 

 

별건 아닌데 문화의 차이라는게 재밌죠? 후훗.

 

 

마지막으로, 일본의 술문화 중에 가장 놀란 것이 있는데,

그래도 세계적으로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회식자리에선

꼭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여자직원들이 한바퀴 돌면서 남자 직원들에게 술을 따라줍니다.

그것을 당연시 여기고 있구요.

 

역시 남성우월주의였던 사무라이의 나라답게 그 보수적인 성향은 나라가 발전해도 쉽게 가시질 않는 모양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죠?

 

 

암튼,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위궤양까지 겪었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술은 들이부으면 무조건 좋지 않다!!

 

아시겠죠?

 

술은 천천히... 적당히... 그리고 절대 과시용으로 마시지 마세요.

 

저 처럼 돼요. (지금은 다 나았지만. 후훗)

 

건강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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