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에 80억 원 규모의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더팩트 DB |
한화생명 중징계 확정…1년간 신사업 진출 불가능
[더팩트│황원영 기자]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가 승진과 동시에 악재를 만났다. 한화생명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에 80억 원 규모의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이 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 진출할 수 없게 되면서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는 김 전무의 경영능력 입증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15일 김 전무를 포함한 4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김 전무는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를 맡아 디지털 혁신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디지털화를 선도하는 보험사로의 변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반영됐다.
김 전무는 2014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디지털팀장으로 입사한 뒤 2015년 한화생명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화생명에서는 전사혁신실 부실장 및 디지털혁신실 상무 등을 거치며 디지털 부문의 경험을 쌓았다. 2019년 8월 CDSO에 올라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일을 맡았다.
신사업 확대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업계 최초로 설계사가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활동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영업채널 라이프 MD(LIFE MD) 론칭을 주도했다. 라이프 MD는 모바일 앱을 통해 설계사 모집부터 교육 및 영업활동까지 모든 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 보험사 최초로 빅데이터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한 중금리대출상품을 출시했고, 디지털기업의 성과체계로 불리는 OKR(Objective and Key Results)을 도입하며 본격 디지털경영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승진에 앞서 김 전무는 지난 5월 한화생명 조직개편을 주도하며 미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기존 13개 사업본부 50개팀을 15개 사업본부 65개팀으로 변경했는데, 본사 사업본부 가운데 60%가 디지털 및 신사업 영역으로 구성됐다. 디지털 부서에 평균연령 45세의 젊은 임원들을 배치했다.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승진 한 달 만에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으면서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앞서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지난달 20일 한화생명에 대해 기관경고와 함께 과징금 18억3400만 원, 과태료 1억9950만 원을 부과했다. 또 임직원 12명에 대해 문책·감봉 등의 조치를 취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한화생명에 대해 중징계인 기관경고 조치를 확정했다. /한화생명 제공 |
한화생명이 대주주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에 80억 원을 무상지원한 게 문제가 됐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자산을 운용할 때 직·간접적으로 보험사의 대주주에게 경제적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자산을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다. 대주주 특혜와 별도로 보험금 부당 과소지급 등도 확인됐다.
기관경고가 최종 확정됨에 따라 한화생명은 향후 1년간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게 됐다.
한화생명을 포함한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는 김 전무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한화생명은 포인트 플랫폼의 보험금 지급 서비스를 활용한 신상품을 내년 4월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은 신상품 출시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힘을 쏟을 계획이었으나 당국 인허가 여부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도 뒤처질 위기다. 한화생명은 한화라이프에셋과 한화금융에셋을 운영하고 있다. 각각 지난해 10억 원, 21억 원, 올해 상반기에는 54억 원, 20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한화생명은 인수합병을 통해 GA를 대형화하고 경쟁사와 차별화하겠다는 복안을 세웠다. 앞서 피플라이프 지분 투자를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자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면서, GA 확대에 나선 삼성생명·미래에셋생명 등 경쟁사와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자회사 간 합병에는 차질이 없으나 대주주 적격성에 결격사유가 발생해 GA 인수는 불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김 전무가 구상하고 있던 다양한 신사업에 1년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한화생명은 금감원 결정에 대해 행정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갤러리아타임월드와의 임대차계약 체결은 수익이 된다고 판단해 거래한 것으로 70억 원 자산을 무상으로 제공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임대기간이 10년 장기인 데다 임대료를 고정액으로 체결해 기존 임차인에 대한 손해배상금과 갤러리아로부터 받지 않은 관리비 상당액을 감안해도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면세점 특허권 반납과 상관없이 임대차계약에 따라 한화생명에 임차료를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손실을 입은 바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같이 소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처분) 결론이 난 데 대해 행정소송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wony@tf.co.kr
[인기기사]
· [TMA D-9] '2020 더팩트 뮤직 어워즈' 한정판 무대…몬엑 주헌 'PSYCHE' 최초 공개
· 엘렌 페이지→엘리엇 페이지, 열렬한 지지…과거 발언 조명
· 오늘 초유 코로나 속 12월 수능 …교육당국 초긴장
· 헌재, '운전자 상해범 징역 3년 이상' 합헌 결정
· [TF프리즘] 추미애와 대립하며 몸집 키운 윤석열…文대통령 '결자해지' 임박
· [TF이슈] 추미애-윤석열 혈투 2라운드 …징계심의 첩첩산중
· [TF이슈] 靑, '尹 징계' 겨냥 '강남 2주택자' 이용구 법무차관 임명 뒷말 무성
· [TF현장] 김봉현 "옥중편지 이후 검찰이 상상 초월한 압력"
· [TF현장] '통진당 소송' 압력 받은 두 판사의 조금 다른 선택
- 특종과 이슈에 강하다! 1등 매체 [더팩트]- 새로운 주소'TF.co.kr'를 기억해주세요![http://www.TF.co.kr]
- 걸어 다니는 뉴스 [모바일웹] [안드로이드] [아이폰]
- [단독/특종] [기사제보] [페이스북]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