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민동의청원' 도입 1년…'넘사벽' 요건에 '유명무실'

기사입력 2020.12.02 15:52

국회가 헌법에 명시된 권리인 청원권을 보다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올 1월 9일 도입한 국민동의청원 제도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17건 청원 성립에 법안 반영은 1건뿐…참여연대 "관련법 개정해야"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도입된 지 11개월가량 지난 가운데 청원 요건을 성립한 경우는 17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건을 충족한 안건 중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도 한 건뿐이어서 유명무실한 제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에 따르면 국회는 헌법에 명시된 권리인 청원권을 보다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올 1월 9일 전자청원시스템을 통해 '30일 동안 10만 명의 동의'가 있으면 청원안이 제출된 것으로 보는 국민동의청원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엄격한 청원 요건을 성립한 경우는 20대 국회에서 7건, 21대 국회(2일 기준)에서 10건 등 총 17건에 불과하다.


당초 국회의장 직속 국회혁신자문위원회는 90일 이내 5만 명을 전자청원 성립 기준으로 잡았지만, 국회는 '무분별'한 청원을 막는다는 명분을 앞세워 성립 요건을 대폭 높였다.


이에 따라 성립 요건을 충족한 안건 자체도 적지만, 충족한 안건의 실제 법안 반영 사례도 초라했다.



2일 오후 국회동의청원 누리집.

20대 국회는 '텔레그램에서 발생하는 디지털성범죄 해결에 관한 청원' 1건만 대안반영폐기 했다. 1건은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았고, 나머지 5건은 적절한 청원 심사 없이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21대 국회도 별반 다르지 않은 모양새다. 가까스로 성립된 10건 중 심사 결정이 이뤄진 것은 한 건도 없다. 헌법에 명시된 권리인 청원권을 보다 실질적으로 보장하겠다며 도입된 제도라고 하기에는 볼품없는 성과다.


이에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국민동의청원 제도가 국민의 헌법적 권리인 청원권을 실현하기 위해 도입된 것인지, 제약하기 위해 도입된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의 초라한 성적"이라며 "국회는 국민동의청원 문턱을 대폭 낮추고, 국회의원의 심의 절차와 기간은 강제해 국민의 청원권 실질적 보장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어렵게 성립된 국민동의청원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고 있지 않다"며 "지난 1년여의 운영 결과를 볼 때 현재의 국민동의청원은 국민의 헌법적 권리인 청원권을 실현하기에 매우 미흡한 제도임이 드러났다. 청원 심사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이며, 이를 보장하는 것이 국회의 의무인 만큼 국회는 즉각 국회법·청원법·국회청원심사규칙 개정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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