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즈토크] '민간 외교' 나선 이재용 부회장, 일본 대사 회동 '눈길'

기사입력 2020.09.20 00:0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일본 대사와 만나 기업인 입국 제한 문제 등 양국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률 기자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이한림·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아시아나 인수 무산' HDC현산, 인수금 2조 원 어디로

[더팩트ㅣ정리=이한림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소폭 완화됐지만 여전히 100명대 이상 일일 신규 확진자를 유지하면서 '코로나 시국'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쌀쌀한 초가을 바람이 몰고 온 환절기까지 겹치면서 건강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할 시기인데요. 경제계에서도 건강한 경영을 위한 재계 인사들의 부단한 노력이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재계에서는 기업인 입국 제한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 기업을 대표해 일본 대사를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2조 원을 준비했다가 인수가 무산된 HDC현대산업개발의 향후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세 번째 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잇는 차기 회장 후보에 대한 금융권 뒷이야기와 신세계푸드가 '로봇 서빙' 매장으로 불린 노브랜드 버거의 1호 시그니처 매장을 서울 역삼역에 배치한 속사정 등 유통가 소식도 눈길을 끄는데요. 이 중에서 '민간 외교관'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재계 소식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 '민간 외교관' 이재용 부회장의 존재감…재계 "한일 관계 전환 기대"


-사법 리스크 이슈로 [TF비즈토크]를 통해 자주 거론됐던 이재용 부회장 소식인데요. 최근 이재용 부회장과 일본 대사의 만남이 이뤄졌다고 하네요.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서울 모처에서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를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 기업인 입국 제한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업인 입국 제한 완화 조치는 지난 7월 말부터 양국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재용 부회장이 '민간 외교관'을 자처하며 입국 제한 완화에 힘을 보탠 셈이죠.


-스가 요시히데 신임 총리 내각 출범 전에 일본 대사와 만났다는 점은 굉장히 눈길을 끄는 대목이네요.


-그렇죠. 양국 관계에 변화가 생길 수 있을 만한 시점에 한국 기업인 대표인 이재용 부회장과 주한 일본대사가 만났으니, 유의미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인데요. 외교가에서는 조만간 우리나라 기업인들의 일본 입국 제한이 풀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만남을 토대로 일본의 수출 규제 기조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한 재계 관계자는 "스가 내가 출범 전 이재용 부회장과 주한 일본대사의 만남이 이뤄진 건 기업인 입국 제한 조치뿐만 아니라 추후 한일 양국 간 다른 사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며 "한일 양국 관계가 전환되면서 양국 기업인들의 비즈니스 활동 또한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민간 외교관' 행보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하던데요.


-맞습니다. 그동안 이재용 부회장은 각국 정상급 인사들과의 만남에서 쌓아온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종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트곤 했었는데요. 일본의 경우 경제계 인사들과 친분이 두텁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아 일본어가 유창한 것으로 알려졌죠.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일본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종의 한국 수출 규제를 본격화했을 때도 직접 일본 출장길에 올라 일본 경제인들을 만나며 해법을 모색했습니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중국 산시성 당국자들을 만나 위기 대응과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코로나19와 관련해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했죠.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시 전 대통령,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모디 인도 총리, 푹 베트남 총리 등 해외 정상들도 방한 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과의 미팅을 빼놓지 않았는데요.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며 삼성의 이익을 넘어 대한민국의 이익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결렬되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쥐고 있는 '현금 총알'이 향후 어디에 쓰일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정몽규 HDC그룹 회장 /더팩트 DB

◆ HDC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항공 사려던 '2조 원' 어디에 쓸까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 해제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한 것도 큰 이슈였죠.


-그렇습니다. 지난 15일 HDC현대산업개발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일방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 해제를 통지해 온 것에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재실사는 필요한 절차지만 금호산업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거래가 무산됐다는 게 골자였습니다.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했던 시나리오군요.


-네. 업계에서는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했으니까요. 앞서 HDC현산과 금호산업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눈치싸움을 이어오기도 했죠.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모처에서 만나는 등 노력도 있었지만 양측의 견해차는 결국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HDC현산에서 입장문을 낸 것이 계약금 반환 소송을 대비한 '명분 쌓기'라는 해석도 있는데, 현재 HDC현산은 소송을 준비 중인가요?


-현산 관계자들은 소송 진행 상황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하고 있지 않을까요. 입장문에서 계약 해제와 계약금 반환에 필요한 법적인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거니와, 2500억 원이 어디 적은 돈인가요.


-그렇군요. 그럼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쓰려던 2조 원은 어디에 쓰이려나요?


-업계 안팎에서는 현산이 주력 산업인 건설업에 집중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지난 3월 유상증자 당시 현산은 만약 예상치 못하게 아시아나 항공 인수가 취소될 경우 공모 자금 약 3207억 원을 토지대납부 및 지급 어음 결제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공시하기도 했거든요.


-새로운 인수합병(M&A)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지 않나요?


-그럴 수도 있겠죠. 현산은 국내 10대 건설사 중에서 주택사업 쏠림이 가장 큰 곳입니다. 올해 2분기 기준 주택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 구성의 88%에 달합니다. HDC그룹이 '미래먹거리 발굴'을 주창해온 만큼 사업 다각화를 꾀할 확률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6일 오전 회의를 개최하고 윤종규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더팩트DB

◆'3연임' 윤종규보다 '포스트 윤종규'에 쏠린 눈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을 들어볼까요. 지난주 사실상 윤종규 회장이 3연임에 성공했는데요.


-네. 지난 16일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윤종규 KB금융 현 회장을 차기 KB금융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습니다.


-그런데 업계에서는 '3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회장보다 '포스트 윤종규'에 더욱 시선이 쏠렸다고요.


-그렇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만큼 업계는 윤종규 회장의 3연임이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냈습니다. 오히려 윤종규 회장보다는 윤 회장의 다음을 이을 차기 회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았습니다.


-이번이 마지막 임기인 만큼 벌써 '윤종규 회장의 뒤를 이을 인물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군요. 차기 회장으로 거론된 인물은 누구누구인가요?


-금융권에서는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박정림 KB증권 대표 등이 '잠룡'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모두 좋은 경영 실적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윤종규 회장의 신임도 두텁기 때문입니다.


-그렇군요. KB금융도 '포스트 윤종규'에 대한 준비를 하는 모습이라고요.


-KB금융은 후계 구도 안정화 구축을 위해 지주사에 새로운 자리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KB금융지주엔 부회장, 사장직이 없는데요. 아직 정해진 바는 없으나 지주 부회장 신설 및 사장직 부활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룹 내 이인자로 꼽히는 은행장 자리에 비견할만한 구조를 만들어 후계자 양성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만약 새로운 자리가 신설된다면 허인 행장이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예측했습니다. 또한 허인 행장이 지주사로 옮겨갈 경우 차기 국민은행장은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박정림 KB증권 대표의 삼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윤종규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그룹인사 방향을 '안정'을 이어갈지, 이번에는 '변화'를 택할지 지켜봐야겠네요.



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가 1호 시그니처 매장을 서울 역삼역 인근에 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노브랜드 버거 시그니처 역삼역점. /이민주 기자

◆ 노브랜드 버거 1호 시그니처 매장은 왜 역삼역에 들어섰나?


-지난주 유통업계에서는 로봇이 서빙하는 매장 '노브랜드 버거' 시그니처 매장이 화제가 됐습니다. 1호 시그니처 매장은 오피스 건물이 빼곡한 서울 강남구 역삼역에 문을 열었죠.


-네 맞습니다. 지난 7월 가맹사업에 나선 노브랜드 버거가 비대면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과 직원의 접촉을 최소화한 '미래 콘셉트' 매장을 내놨습니다. 이 매장에는 특별하게 패티 자동 조리장비와 서빙 로봇이 있습니다.


-서빙 로봇이라니 신기하네요. 시그니처 1호 매장이 역삼역에 둥지를 튼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됩니다. 먼저 브랜드 홍보 효과인데요. 노브랜드 버거 운영사 신세계푸드는 이 지역이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노브랜드 버거 역삼역점은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출입구에 바로 붙어 있는데요. 강남역에서 선릉역으로 이어지는 대로변에 노란색 간판이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신세계푸드는 그간 자사 브랜드 시그니처 매장을 비강남권에 출점했는데요. 강남권에 대규모 시그니처 매장을 내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역삼역이 노브랜드 버거 주요 타깃층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인데요. 노브랜드 버거는 20·30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습니다. 역삼역은 오피스 건물이 밀집한 지역이라 타깃 연령대의 직장인 고객이 많기도 하고요.


-그렇군요. 마지막 이유가 궁금한데요.


-세 번째는 신세계푸드에서 운영하는 '셰프투고'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입니다. 셰프투고는 신세계푸드 외식 브랜드(데블스도어, 베키아에누보, 노브랜드 버거)의 시그니처 메뉴를 배달 제공하는 딜리버리 주방 플랫폼입니다. 세프투고 1호점 위치 또한 서울 역삼동이고요.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노브랜드 버거를 취급하는 이 매장이 시그니처 매장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매장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메뉴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칼조네, 피자 바게트 등으로 구성된 '하우스 스페셜'이 노브랜드 버거 시그니처 역삼역점에서만 판매하는 메뉴인데요. 흔히 치킨 등을 사이드 메뉴로 판매하는 타 햄버거 프랜차이즈와는 다소 다른 메뉴 선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신세계푸드는 '타 프랜차이즈와 차별화된 사이드 메뉴가 무엇이 있을까'라는 고민을 통해 피자와 유사한 칼조네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는데요. 이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메뉴지만, 인기를 끌 경우 타 매장에서도 판매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


-노브랜드 버거가 준비를 단단히 한 것 같네요. 노브랜드 버거가 국내 햄버거 업계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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