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9·19' 2주년… 대답없는 北, 화답은 언제쯤?

기사입력 2020.09.19 09:00

개성 연락사무소로 폭파로 경색된 남북관계가 언제쯤 다시 '평화무드'로 돌아가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은 2018년 9월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발표 후 악수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미국 대선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 이후 가능할 듯"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9.19 평양 공동선언 2주년이 됐지만, 남북관계는 북한의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로 경색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언제쯤 다시 '평화무드'로 돌아가게 될지 주목된다.


대부분 전문가는 남북관계 개선 시기를 미국 대선 이후로 보고 있다. 제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관계가 교착됐기 때문에 향후 북미대화에서 성과가 난다면 남북관계 개선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북미대화의 한 축인 미국 내부 정치에 가장 눈길이 쏠린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이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냐를 두고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우리 외교부도 미국 대선관련 TF를 발족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 TF는 공화당 측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선 공약과 정책 방향을 파악하고 국내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다고 알려졌다.


반면, 미국 대선을 앞두고 '10월 서프라이즈'가 성사돼 북미간 협상이 이뤄질거란 목소리도 나온다. 존 볼턴 미국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2일 기자회견에서 "'10월의 서프라이즈'라는 말이 있다"면서 "대통령이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느낀다면 그의 친구 김정은과의 또 다른 회담이 상황을 뒤집어 놓을 무언가처럼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된다면 '남북대화'가 더 빨라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미국이 북한에 대북제재 일부 완화를 허용해 준다면, 남측을 통해 이와 관련해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방식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가 거론된다. 다만 10월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10월 서프라이즈는 회의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결국, 북한은 남북 화해의 상징이였던 공동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기 이르렀다. 북한이 공개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장면. /노동신문 캡처

◆ 9.19 남북공동성명 그 이후…


2018년 9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2박 3일간 일정으로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두 정상은 19일 '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 합의서'에 서명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평양 시민들을 상대로 연설하기도 했고, 20일 마지막 일정으로 김 위원장 내외와 함께 백두산을 방문했다.


당시 일각에선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 협력을 추진한다는 '평양공동선언'뿐 아니라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군사합의'도 꽤 의미가 있다고 평가를 받았다.


이듬해 2월에 열린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예상됐지만, 북미 정상 간 협상이 결렬되면서 남북관계는 교착상태에 머물렀다. 예정된 3·1절 남북공동 행사에 북측이 참여하지 않았고, 개성 남북 연락사무소에서 북측 인원을 일시적으로 철수시키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같은 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 중 '깜짝' 남북미 정상 상봉도 이뤄져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듯했으나 10월 열린 스톡홀롬 북미 실무회담이 다시 결렬되면서 한반도 정세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남북관계에도 아무런 희망적인 소식이 나오지 않았다.


올해 초 아프리카돼지열병(ASF)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도 북한은 남측의 보건·방역협력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지난 6월 북한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계기로 북한은 김여정 제1부부장을 내세워 남북 관계를 과거 적대적 대치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북한은 남북 화해의 상징이였던 공동 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김연철 당시 통일부 장관은 남북공동연락소 폭파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새롭게 취임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작은 교역'을 내세워 남북관계의 한단계 도약을 기대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문제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장관은 지난 16일 판문점에 방문해 "북측도 나름대로 (9·19)합의를 준수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10월 서프라이즈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봤고, 미국 대선 이후 차기 대통령이 정해지면 북측도 북미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은 2019년 6월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단독 회동 중인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판문점=AP.뉴시스

◆ 전문가들이 보는 향후 남북대화는 언제쯤?


전문가들은 10월 서프라이즈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봤고, 미국 대선 이후 차기 대통령이 정해지면 북측도 북미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남북대화와 관련해서는 북미협상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금으로서는 특별한 전환점이 없으면 (남북관계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남북관계가 열린다 하더라도 핵문제에 진전이 없으면 남측에서 북측에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핵 문제에 돌파구가 열리고 북미대화가 성사되야 남북대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그 시점으로는 미국 대선이 끝나고 대통령이 정해져야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10월 서프라이즈에 대해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보면서 "미국 대선 이후에 전환점이 마련돼야 남북대화가 성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범철 한국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통화에서 "미국 대선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북한도 내년 1월에 노동당 대회를 한다고 하면서 새로운 전략노선을 적립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미국 대선 결과를 반영하겠다는 뜻이다. 입장전환을 해서 2년 전 9·19 공동선언 정신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가 새로운 미국 행정부와 대화하고 북한을 설득하는 노력에 따라 대화가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10월 서프라이즈를 위해선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서 양보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적어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유엔(UN) 총회 화상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메시지를 준비 중으로 알려져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살리기 위한 새로운 대북 제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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