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떠난 남편에게 임신한 아내가 보낸 '원이엄마 편지' 재조명

기사입력 2020.07.05 12:30

5일 오전 방영된 MBC 예능 프로그램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무덤이 들려준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원이엄마 편지'를 소개했다. 사진은 해당 영상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택지 개발 중 시신과 발굴…'원이엄마 공원' 조성돼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임신한 아내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며 쓴 '원이엄마 편지'가 재조명되고 있다.


5일 오전 방영된 MBC 예능 프로그램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무덤이 들려준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이같은 사연을 그렸다.


이 편지는 1998년 경북 안동 정상동의 택지조성 과정 중 발굴됐다. 당초 주인 없는 무덤으로 선정돼 발굴하던 중 외관 뚜껑을 열자, '철성이씨'라는 명정과 함께 미라 상태의 시신 가슴 위에 무덤의 주인이 '원이 아빠'임을 알려주는 편지가 발견된 것이다.


'원이 아버님께 올림, 병술년 유월 초하룻날'이라고 시작하는 원이 엄마의 편지에는 31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남편 이응태 씨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담겨 있다. 원이 엄마는 "당신 늘 내게 말하길,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먼저 가십니까"라며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했을까요?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라고 썼다.


원이 엄마는 편지지를 빼곡히 채우고도 남은 여백에 "당신을 향한 마음, 이승에서 잊을 수 없고 서러운 뜻도 끝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라고 썼다. 당시 원이 엄마는 이응태 씨와의 사이에서 어린 아들 '원이'를 1명 두고 둘째를 임신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방송 내용을 종합하면, 이응태 씨의 관속에는 아내의 편지 외에도 시신을 감싼 이불과 40여벌의 옷, 장신구가 있었다. 고인의 형과 아버지 등이 쓴 10여통의 편지도 발견됐다. 또 '미투리'라는 고급 신발도 함께 묻혔다. 당시 머리카락을 잘라 미투리를 만들면 병자를 구할 수 있다는 전설이 있었는데, 원이 엄마가 투병하는 남편을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직접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무덤과 편지가 발굴된 안동시는 정하동 귀래정 인근에 원이엄마 테마공원을 조성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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