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은식처' 텔레그램, '철통 보안' 정책 '독' 되나

기사입력 2020.03.26 16:22

미성년자 등 여성 70여 명을 협박해 성 착취를 일삼아온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텔레그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핵심 피의자 조주빈의 모습. /김세정 기자

텔레그램, '철통 보안' 홍보하며 가입자 유치…정부 및 기관에 정보 제공한 이력 없어

[더팩트│최수진 기자] 성 착취 동영상 제작 및 유포 등으로 전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n번방' 사건이 주목을 받는 가운데 이들의 은신처로 지목된 '텔레그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텔레그램은 광고 없는 오픈소스 정책을 표방한 메신저 서비스로, 2013년 처음 세상에 나왔다. 러시아의 페이스북이라 불리는 소셜미디어서비스(SNS) 'VK'를 개발한 니콜라이 두로프·파벨 두로프 형제가 개발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2억 명 이상의 월간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텔레그램의 '남다른' 보안 시스템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지난 2014년 카카오가 경찰 조사에 협조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당시 경찰은 세월호 시위를 모의했다는 혐의로 정진우 전 노동당 부대표 등 20여 명의 카카오톡 대화를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영장을 팩스로 전달하는 '팩스 영장' 문제가 발생했지만 카카오가 응하면서 대화 내용을 무더기 넘긴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카카오톡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개인 정보를 보호받지 못한다는 우려가 생겼고, 당시 보안을 강조하며 홍보에 나섰던 텔레그램이 경쟁 서비스로 떠오르게 됐다.



텔레그램의 핵심 기능은 메시지 송신자와 수신자 외에는 누구도 볼 수 없도록 하는 종단 간 암호화 기반의 '비밀 대화'다. /텔레그램 홈페이지 갈무리

텔레그램의 핵심 기능은 메시지 송신자와 수신자 외에는 누구도 볼 수 없도록 하는 종단 간 암호화(End-to-end encryption) 기반의 '비밀 대화'다.


텔레그램은 "종단 간 암호화 구조 덕분에 우리는 정부나 특정 집단이 사용자들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며 "비밀 대화 기능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우리가 공개할 데이터도 없는 격이다. 현재까지 정부를 포함한 제3자에게 제공한 데이터는 '0바이트'"라고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텔레그램의 사생활 보호 정책이 범죄 집단의 접선 창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n번방' 사태가 대표적이다. 현재까지 n번방 피해자는 76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16명이 미성년자로 확인됐다.


이에 결국 최근 온라인에서는 '텔레그램 탈퇴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텔레그램의 수사 협조를 요구하는 집단행동으로, 텔레그램을 탈퇴한 뒤 이를 SNS에 인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텔레그램이 국내 형사사법기관의 협조 요청에 응할지는 미지수인 상태다. 텔레그램은 사용자의 대화 내용을 제3자에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을 가입자 유치 수단으로 사용했다. 만약 텔레그램이 특정 기관에 데이터를 넘겨줄 경우 가입자 대거 이탈 등의 우려가 존재해 협조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희망은 있다. 텔레그램은 홈페이지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사안이 중대하고 심각할 경우 데이터를 포기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범죄 문제는 예외 조항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이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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