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간政談] 사퇴 후 조국 전 장관 SNS엔 '법무부 퇴사'

기사입력 2019.10.19 00:00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 장관 이력을 '퇴사'로 표기하는 등 SNS 활동을 이어가 눈길을 끈다. 조 전 장관의 사퇴로 두 달간 이어진 '조국 정국'이 수그러들지 주목된다. 장관직을 전격 사퇴한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으로 향하는 조 전 장관. /이새롬 기자

<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갑작스럽게 일정 늘어난 文대통령… 취재진 '어리둥절'

[더팩트ㅣ정리=이원석 기자]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계절이 바뀌어 간다는 게 실감 나는 시기입니다. 지난 14일엔 두 달가량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전격 사퇴했습니다. 당일 오전에 검찰 개혁안을 추가로 발표하면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갑작스러운 일로 정치권도 술렁였습니다.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대한민국이 둘로 분열하면서 사태 종결을 기다려온 국민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조 전 장관 사퇴로 일단락되나 싶었지만, 여전히 정치권은 공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사퇴 발표에 분주했던 당시 국회 분위기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전격 사퇴하면서 정국이 술렁였다. 이날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를 떠나는 조 전 장관. /이동률 기자

◆조국 돌연 사퇴… 국회도 '발칵'


-조국 전 장관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국회도 분위기가 상당히 술렁였다면서요?


-네, 조 전 장관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국회는 말그대로 '발칵' 뒤집혔습니다. 국회 출입기자들도 상당히 놀랐죠. 이날 오전만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조 전 장관과 관련된 이슈들은 사회적으로도 큰 일이었지만, 특히 기자들 입장에선 인사청문회 전 사상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통해 10시간 이상 얼굴을 맞댔던 사이이라 다가오는 의미가 남달랐을 겁니다(웃음).


-당황한 건 정당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심지어 여당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는데요,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서울시 국감장에 있다가 국회로 급히 와서는 당장 입장을 밝히진 못하고, 잠시 뒤 있을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 입장을 듣고 이후 입장을 내겠다고 했습니다. 자유한국당도 원래 이날 오후 2시에 조국 전 장관이 이날 오전에 내놓은 검찰개혁안에 대해 현안 브리핑을 할 예정이었는데, 조 전 장관이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급하게 취소했습니다.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은 이후 사퇴와 관련한 브리핑을 추가로 준비해 뒤늦게 정론관에 서야했습니다.



한국당 내부에선 '조국 정국'이 지속되는 동안 지지율 등에서 상당히 정국 주도권을 가져온 면이 있다는 측면에서 조 전 장관의 전격 사퇴에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는 후문이다. 14일 법무부 청사를 떠나기 전 직원들과 악수하는 조 전 장관. /이새롬 기자

-조 전 장관 사퇴를 결정한 게 언제냐, 여당이 알았냐 등에 대해 여러 말들이 많았는데요, 앞서 말했던 것처럼 여당은 전혀 몰랐던 것 같습니다. 5시에 정례적으로 하는 고위전략회의를 급히 4시에 앞당기기도 했습니다. 또 국회에서 이해찬 대표를 마주친 기자들이 여러 질문을 쏟아냈지만, 그가 아무런 대답이 없었거든요. 몇몇 기자들이 원래 이 대표가 기침도 자주하는데 기침 조차 없어 '놀라서 그런 것 아니냐'고 추측하기도 했는데, 한 당 관계자는 "대표님이 어제 치과치료를 해서 말도 못하신다"고 급히 수습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면에서 분위기가 어두웠던 건 확실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좀 인상적이었던 건 지금까지 조 전 장관 사퇴를 요구해왔던 한국당 분위기도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실제 좀 들어보니 한국당이 이번 조 전 장관 사퇴 정국을 거치며 지지율 등에서 상당히 정국 주도권을 가져온 면이 있었는데, 조 전 장관이 너무 갑작스럽게, 빨리 사퇴해서 아쉽다, 이런 목소리도 있다고 합니다. 한국당 입장에선 굉장히 큰 공격 상대인 조 전 장관이 사라지면 그만큼 투쟁 강도가 약해질 수 있으니 그걸 우려한 것이겠죠.



조 전 장관의 사퇴로 국론이 분열된 양상이 수그러들지 주목된다. 지난 12일 서초동이 '조국 찬성', '조국 반대' 집회로 나뉜 모습. /이선화 기자

-그럼 이제 '조국 사태'는 좀 소강 국면에 접어드는 걸까요?


-조 전 장관을 둘러싼 여러 논란 등으로 최근 대한민국 사회가 '분열됐다'는 가슴아픈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죠.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국민이 갈라져 각자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제 당사자가 일단 물러났으니 갈등이 좀 해소되면 좋을 거 같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매주 광화문과 서초동에 나가 현장을 취재하며 만났던 시민들과도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통화를 가져볼 수 있었는데요, 서초동 집회에 참석했던 60대 후반 A씨는 "나는 원래 조국을 지지하는 사람이 아니고 검찰개혁만 바라는 사람인데 이번에 조 장관 사퇴 이유가 아내 뇌종양 진단 때문이라고 하니 동정이 간다. 아쉽지만 잘 됐다. 검찰개혁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인천 거주 B씨는 "많이 버틸수록 가족들만 힘들어질텐데 잘 됐다. 조 전 장관 사퇴로 정의가 바로 세워지고 다시 대한민국에 희망이 생기는 느낌이다. 윤 총장이 수사를 끝까지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조금 뉘앙스는 달랐지만 어쨌거나 수사도 원칙대로, 검찰개혁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 이후인 지난 17일 프로필 사진을 바꿔 눈길을 끌고 있다. /페이스북 갈무리

◆사퇴 후에도 SNS 프로필 변경한 조국


-여러 논란 끝에 사퇴한 조 전 법무부 장관은 역시 SNS 때문에 많은 곤혹을 치렀는데요, 사퇴 이후로도 그의 SNS는 쉬지 않고 있다면서요?


-네, 조 전 장관은 SNS를 참 많이 해왔고, 과거 자신이 SNS 글을 통해 비판했던 내용이 본인과 자주 충돌해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라는 말까지 생겨나기도 했죠. 우선은 사퇴 이후로도 그가 썼던 글이 자신을 겨냥해 어김없이 '조적조'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는 과거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여러 논란 끝에 사퇴하자 SNS에 "이완구 사퇴, 당연하고 예정된 일. 이런 사람을 총리로 발탁하고 밀어붙인 대통령은 사과해야 한다"고 쓴 적이 있었습니다. 근데 이게 바로 지금 야당의 입장입니다.


-사퇴 이후로도 조 전 장관 SNS에 이목이 쏠렸습니다. 그가 사퇴하는 그 순간에도 본인의 사퇴문을 올리고 또 법무부 장관 이력을 '퇴사'로 표기하는 등 SNS 활동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 그는 본인 사퇴문 내용이 문구로 적힌 자신의 사진을 SNS 프로필 사진으로 교체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SNS 활동이 자유이지만 일각에선 "본인으로 인해 국민 분위기는 좋지 않은데, 계속 SNS를 활동을 하는 게 상식적이지 않다", "놀라운 멘탈" 등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는 법무부에서 일했던 이력도 과거형으로 바꾸며 프로필을 업데이트했다.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도 조 전 장관이 사퇴한 14일 SNS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페이스북 갈무리

-그러나 또 한편으론 그만큼 조 전 장관이 일부러 태연함을 보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SNS를 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오히려 숨지 않는 모습을 통해 본인의 사퇴가 결코 부정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는 걸 강조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현재 검찰 수사의 핵심으로, 얼마전 수사가 시작되고 논란이 되자 입장을 밝히기 위한 목적으로 SNS를 개설했던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도 조 전 장관이 사퇴한 당일 SNS에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정 교수는 "그대에게, '우리'에게, 그리고 나에게"라며 박노해 시인의 <동그란 길로 가다>라는 시를 올렸고요, 마지막에 "감사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시는 "긴 호흡으로 보면 좋을 때도 순간이고 어려울 때도 순간인 것을, 돌아보면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게 나쁜 것이 아닌 것을, 삶은 동그란 길을 돌아나가는 것" 등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아마 조 전 장관과, 지지자들, 그리고 본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담은 것이라고 추측이 됩니다.


◆ 靑, 文 추가 일정 공지 2번… 왜?


-이번 주 문재인 대통령의 새로운 일정이 갑작스럽게 2번이나 추가됐다고요?


-네. 통상적으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다음 주 일정을 미리 기자단에 알려줍니다. 물론 사전 보도가 가능한 것도 있고 불가한 것도 있습니다. 대통령의 경호와 보안 문제 등과 직결되기 때문이죠. 대게 문 대통령의 일정은 거의 그대로 소화가 됩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는 문 대통령의 새로운 일정이 2번이나 추가됐는데요, 하나는 16일 김오수 법무부 차관, 이성윤 검찰국장과 면담 일정입니다. 이 일정은 애초 청와대의 예고 공지에 없었지만, 문 대통령이 이날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항쟁 기념식이 진행됐던 당일 오전에 알려졌습니다.



청와대가 이번 주 문재인 대통령의 새로운 일정을 두 번이나 추가 공지했다. 이에 대해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이슈 밀어내기'가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더팩트DB

-청와대는 이 일정이 당일 결정된 것이 아니라고 확인했습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일정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 차관과 검찰국장의 면담이 오늘(16일) 결정된 것은 아니다. 정확한 시간까지야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전에 결정했었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이 법무차관과 검찰국장을 이날 긴급 호출했다면, 당일 일정 추가 공지는 이해가 되지만, 그 전에 결정된 일정을 당일 공지한 배경에는 의문이 남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다른 문 대통령의 추가 일정을 전했습니다. 17일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경제장관회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알렸는데요, 그래도 법무부 차관, 검찰국장과 면담 일정 때와는 달리 하루 전에 알려준 것입니다. 고용 동향과 향후 정책 방향, 경제와 관련한 여러 현안을 보고받고 논의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하더군요.


-문 대통령의 새 일정 추가 사례는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예정된 일정이 있더라도 상황에 따라 취소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데 이주 청와대는 갑작스럽게 일정을 알리는 바람에 일선 기자들도 어리둥절한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부랴부랴 예고 기사를 쓰기도 했고요. 일각에선 이번주에 조 전 장관 사퇴 등 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슈 밀어내기'가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이원석 기자, 박재우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임세준 기자, 김세정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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