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김병준 비대위원장, '명의'될까 '허수아비'될까

기사입력 2018.07.18 00:02



자유한국당이 17일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선임했다. 김 위원장이 한국당 쇄신을 위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더팩트DB

'공천권' 없는 金, 실질적 혁신 가능성에 우려 나와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이 17일 자당을 수술할 집도의로 김병준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을 최종 선택했다. 김 위원장도 "정말 무거운 마음으로 이 소명을 받는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이 선거 참패, 지지율 최저로 고비를 맞은 한국당을 성공적으로 혁신해내며 '명의'로 기억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실제적으론 아무런 힘도 없는 '허수아비'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전국위원회를 열고 전국위원 총 631명 중 363명이 참석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김 위원장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김 위원장은 곧바로 직무에 돌입해 차기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게 된다.


김 위원장의 이번 등판은 그의 정치적 배경으로 인해 더욱 주목됐다. 그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캠프 정책자문단장을 맡았고, 이후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부) 장관 겸 부총리를 지내며 노 전 대통령의 브레인으로 불렸다.


그러나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며 위기에 빠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국무총리 후보로 '깜짝' 지명했다. 곧바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논의가 시작돼 청문회조차 못하고 임명이 무산됐으나 이 때부터 김 위원장은 보수 진영 인사로 분류됐다. 그는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출마 제안을 고사했다. 이번 비대위원장 후보에도 가장 처음으로 거론된 사람이 김 위원장이었다.


김 위원장의 과제는 당내 문제 전반에 대한 혁신과 계파·진영 정치 청산, 국민에 대한 신뢰 회복 등이다. 김 위원장이 애초 보수 진영 사람이 아니기에 계파·진영 논리에 휘말리지 않고 소신있게 당을 혁신할 것이란 긍정적 기대가 나온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과제는 극에 달한 계파 정치 해결, 당 이미지 쇄신 등이다. 사진은 지난 12일 의원총회에서 언쟁을 벌이고 있는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심재철 의원의 모습. / 이새롬 기자

그러나 김 위원장이 실질적인 혁신을 해내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많다. 일단 김 위원장에겐 '공천권' 혹은 그에 준하는 권한이 주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전국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 총선거까지 남은 시간을 생각하면 공천권 행사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공천권은 비대위원장의 성공 여부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로 꼽힌다.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방선거 직후 비대위 구성 소식을 알리면서 위원장에겐 공천권 등 전권에 가까운 권한을 줄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 그렇게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전권이 아닌 관리 권한 정도가 주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또, 김 위원장 말대로 총선까지 2년가량 남아 현실적으로도 어렵다. 하다못해 공천으로 이어지는 당협위원장직 교체라도 가능하면 당에 변화를 줄 수 있겠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아울러 당내 분위기가 비대위 체제를 길게 끌지 않는 쪽으로 기울고 있단 점도 김 위원장에겐 부정적이다. 한 한국당 재선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비대위 체제가 내년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다. 최대한 빨리 전당대회를 열자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김 대행도 전날(16일) 김 위원장을 최종 후보로 확정하면서 "비대위가 우리당 쇄신과 변화에 역할을 다 했음에도 무작정 끌고 늘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비대위 체제가 이른 시일 내 종결될 수도 있단 뜻으로 풀이됐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명목상 김 위원장을 2, 3달 정도 세우고 전당대회를 열 것이란 관측이 많은데 이렇게 되면 김 위원장은 그저 '허수아비'로 남게 되는 것"이라며 "당권 경쟁을 앞두고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에 불과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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