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두고 갈린 의견…경영참여 필요vs자본시장 위축

기사입력 2018.07.18 00:00

국민연금공단이 18일 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방안에 대해 엇갈린 의견이 나왔다. 사진은 토론회 좌장을 맡은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이 토론에 앞서 인사하는 모습. /여의도=이지선 기자

복지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방안 발표…"도입 취지에는 공감"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공단(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방안을 발표하고,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공청회를 열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오간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논제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확대에 관한 것이었다.


국민연금은 1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국민연금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방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관한 최종안을 확정하기 전에 다양한 견해를 취합하기 위한 토론 기회가 마련됐다.


스튜어드십 코드(SC·Stewardship Code)는 기관 투자자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 주주활동을 할때 따르는 가이드라인이다. 국민연금이 투자하는 기업에서 '잡음'이 발생할 때마다 SC도입으로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연금은 SC를 통해 투명하고 독립적으로 주주활동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금 수익성을 높이고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토론에 참여한 패널들도 대부분 SC 도입 취지에는 공감했다. 하지만 세부적 운영 조항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특히 주주권 행사의 범위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번 SC도입방안에는 '경영참여'에 대한 권한인 주주제안과 주주총회소집요구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이날 발표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초안에는 '경영참여'에 대한 주주권은 배제됐다. /더팩트 DB

국민연금은 SC도입 이후 경영참여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을 냈지만 이에 대해 "처음부터 경영 참여를 못박아야한다"는 목소리와 "(경영참여가) 지금도 빠르다"는 상충된 의견이 나왔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국민 2000만 명의 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은 투자대상 기업을 관찰하면서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사례가 있다면 반드시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라며 "기업에 문제가 없다면 스튜어드십 코드를 경영권 위협요소로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민경 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도 "손실을 보는 것이 명확한데 아무런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국민에 대한 무책임"이라며 "횡령·배임 등 외에도 회계부정, 공시 위반 등의 문제도 중점관리대상에 포함시켜 주주권 행사 범위를 넓혀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금융기관이나 공기업에 한해 경영참여를 우선적으로 도입해야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정용건 연금행동집행위원장은 "주주가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을 제한하면 스튜어드십 코드를 행사하는 의미가 없다"며 "공기업이나 금융기관에 먼저 주주들이 대리인을 견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경영 참여 권리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공청회에서 나온 여러 의견을 반영해 이달 26일까지 국민연금공단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더팩트DB

하지만 경영 참여 결정이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있었다. 경영 참여에 앞서 기준을 명확히 해야한다는 것이다.


전삼현 숭실대학교 교수는 "국민연금이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국민연금 가입자 보호를 위해서만 움직인다고 하면 자본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경영권을 행사하려면 기관투자자의 활동을 점검할 독립기관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학 기업법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국민연금이 대리인이 아닌 '집사'로서 수탁 의무를 시행하려면 전체 기금을 어떤 기준과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는지, 정치 권력으로부터 어떻게 독립할지를 먼저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로 안심하라는 식은 안된다"고 말했다.


정우영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전무는 "국민연금이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 국민연금의 의결이 다른 투자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기업 현실에 맞게 국민연금 운용 지침이나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 SC도입 방안은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오는 26일 확정된다. 최경일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장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선언으로 기업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며 "의견을 충분히 정리해서 기금운용본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atonce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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