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삼성전자 "8000명 정규직 전환"…'비정규직 해결사'로 등장

기사입력 2018.04.18 05:00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직원 8000여 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사진은 조병훈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사무장(왼쪽부터), 곽형수 수석부지회장, 나두식 지회장과 최우수 삼성전자서비스 대표, 최평석 삼성전자서비스 전무가 협력업체 직원 직접 고용에 합의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협력업체 직원 직접 채용... 삼성 '무노조' 80년만에 사실상 막내려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서비스가 노조와 협의해 8000여 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직원을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는 자회사를 설립해 협력사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모회사로 볼 수 있는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직원을 직접 고용하는 것은 업계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인 조치다.


이와 함께 이른바 '삼성의 무(無) 노조 경영' 환경도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1938년 처음 문을 연 삼성이 이번 합의안을 노조와 함께 도출한 점만 봐도 80년간 지속됐던 '무 노조 경영' 역사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얘기다.


나아가 삼성이 이번 합의안을 토대로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비정규직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해 '비정규직 해결사'로 등장할 것이라는 밝은 전망도 나온다.


◆ 삼성전자, 이례적으로 협력사 직접 고용 전격 발표


삼성전자서비스는 17일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 고용하기로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합의했다. 최우수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와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은 이날 서울 가든호텔에서 만나 협력업체 직원 직접 고용하는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협력업체 직원은 8000여 명이다. 근무 중인 1200여 명과 더해지면 9200여 명이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정규직으로 일하게 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자회사를 설립해 정규직을 채용하지 않고 '직접 고용'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을 이례적인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은 무엇일까. 일단 삼성전자 측은 "처우 개선과 관련된 오랜 협의 과정이 있었고 회사가 노조 요구를 전격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서비스 하청 노동자들로 구성된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지난 2003년 결성됐다. 이들은 그동안 비정규직에 대한 직접 고용을 회사 측에 요구해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접 고용에 대한 목소리가 계속 있었고 회사는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왔다"며 "오랜 협의 과정을 거쳐 서로 합의를 한 시점이 지금이다. 노사 양 당사자는 갈등 관계를 해소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회사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서비스가 노조의 합법적인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런 기조가 삼성 전 계열사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더팩트 DB

그러나 업계는 최근 검찰이 진행하고 있는 '삼성 노조 와해 문건 수사'가 이번 삼성전자서비스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는 그동안 그룹 차원의 노조 와해 시도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 혐의 등으로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있는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 이재용 부회장 결단인 듯 ...업계 비정규직 해결 확산 기대


이번 삼성전자서비스 직접 고용 결정은 이재용 부회장이 최종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16년 국회에서 열린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삼성서비스센터 노동자들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저희 사업장 말고도 협력사까지 작업환경과 사업환경을 챙겨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는 삼성의 무(無) 노조 경영 환경에 변화가 일어날 지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 측이 이번 삼성전자서비스 직접 고용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합법적인 노조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1938년 창사 이래 80년간 무 노조 경영을 고수해왔다.


현재 그룹 전체로 보면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외에도 삼성지회(삼성물산 노조), 삼성웰스토리지회, 삼성에스원 노조 등이 활동중이다. 삼성이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협의를 통해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물꼬를 트면서 '정규직화 바람'이 다른 계열사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 측은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확산 여부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규직화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로 현대차·SK·LG에 이어 재계 1위 삼성이 직접 고용 전환을 추진해 다른 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의 이번 결정이 업계 전반에 긍정적 효과를 불러일으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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