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은' 김경수를 찾아라!…"뭐, 4시 30분 정론관?"

풀빵닷컴N 2018/04/20
0 0 46

'가짜 뉴스' 나오기도…출마 선언 발표로 '마침표'

"김경수 출마 선언 취소한다는데?" "압수수색 했대."


19일 오전 9시 30분 국회는 아침부터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경남도지사 출마 선언을 예정했던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돌연 출마선언을 취소하면서 갖가지 추측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 언론사에서 보도한 '김경수 의원실 압수수색' 속보는 혼란을 가중시켰다. 국회 출입기자들은 사실 확인을 위해 앞다퉈 의원회관 733호 '김경실 의원실'로 모였다.


이날 예정 했던 출마 선언이 취소된 것까지는 확인된 상황이지만, 압수수색 여부는 여전히 미궁 상태였다. 기자들은 "그래서 압수수색 한다는 건 맞느냐", "압수수색이 아니라 경찰청 직원이 방문한다더라", "국회 방호실에는 방문 절차를 밟고 있다" 등 자신이 받은 정보를 재빠르게 공유하기 시작했다.


의원실 블라인드 사이로 두 명의 보좌관이 근무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들은 취재진의 인기척에도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정상 업무를 이어갔다.



현장에 모인 취재진들은 압수수색 여부를 두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김소희 기자

오전 11시 사진과 영상을 취재하는 기자들은 대부분 철수했다. 오전 11시 30분 15명 안팎의 기자들만 의원실 복도 앞에 남아 추이를 지켜봤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12시 정각, 의원실 문이 열렸다. 이때까지 남아있던 기자들은 의원실을 나서는 두 명의 비서관에게 김 의원의 거취를 물었다. 그러나 이들은 "잘 모르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압수수색, 김 의원의 오후 기자회견 여부 등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없었다.


김 의원의 보좌진이 모두 방을 비우자 대부분의 취재진이 철수했다. <더팩트> 취재진은 김 의원의 거취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쉽사리 자리를 비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바닥에서 앉아 김 의원을 기다리는 일은 그만두기로 하고, 의원실 옆 간이 의자로 자리를 옮겼다.



블라인드 안으로 보이는 김 의원의 의원실 내부. /김소희 기자

1시 20분쯤, 보좌진이 취재진을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 시작할 무렵 세 명의 보좌진이 의원실 앞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여전히 "저희도 모른다"고 말하며 황급히 방으로 들어갔다.


기약 없는 기다림이 또다시 시작됐다. 압수수색은 검찰에서 "사실 무근"이라고 못 박은 상태였기 때문에 김 의원이 출마 선언을 취소한 이유와 불출마 선언 여부 등 앞으로의 거취를 확인해야 했다.


"김경수 의원이 진주에서 10시 30분쯤 KTX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오후 2시 30분 도착 예정이다."


자신을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이자 김 의원의 최측근이라고 밝힌 한 남성이 의원실을 찾았다. 아무런 인기척이 없자, 어딘가에 전화를 걸고 김 의원이 서울로 올라오고 있다는 정보를 기자에게 전해주었다.


빨랐다. 함께 소식을 듣던 두세 명의 기자들은 서둘러 데스크에 '김경수 거취'를 보고하기 시작했는데, 동시에 '김경수 2시 30분 서울역'이라는 정보도 돌았다.


문제는 '가짜 뉴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초미의 관심을 받는 만큼 '김경수 내일 출마 선언', '민주당 대변인 4시 브리핑', '김경수 오후 5시 출마선언'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채팅창에 쏟아졌다. 의원실 앞을 지키고 있던 기자들은 "믿을 수 있는 정보 맞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김경수 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4시 30문 국회 정론관에서 경남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김경수 4시 30분 정론관.'


드디어 민주당의 공식 안내 문자가 도착했다. 공식 일정 발표는 처음이었지만, 이미 숱한 '카더라' 통신이 휩쓸고 간 터라 왠지 익숙한 느낌이었다.


의원실 앞에서 대기하던 기자들은 함께 국회 본청에 위치한 정론관을 향해 달려갔다. 오전 9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국회 의원회관에서 있었던 기나긴 기다림은 '경남지사 출마 선언 발표'와 함께 종료됐다. 기다림 끝에 듣게 된 김 의원의 말은 이랬다.


"저는 이 시간부터 당당하게 선거에 임하겠다.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선거를 치러 나가겠다. 오늘 예정된 경남지사 출마 선언을 취소하고 많은 분들과 얘기를 나눴는데 결론은 단 하나이다. 위기에 있는 경남을 더 이상 저와 연관된 무책임한 정치 정쟁 앞에서 내버려 둘 수 없다고 생각했다."


ksh@tf.co.kr



[인기기사]

· [TF포토] 한 자리에 모인 문재인-김영철-이방카

· [TF포토] 축제의 장으로 변한 '평창올림픽 폐회식'

· [TF포토] 이상화-김아랑-김경애, '웃으며 입장하는 빙판 위 여신들'

· [2018 평창 폐회식] 전 세계 하나 된 대축제 '17일간 여정' 대단원

· [TF초점] MB '검찰 소환 임박'에도 한국당은 '여유'… 왜?

· [TF프리즘] 방탄소년단 제이홉·헤이즈·민서, 3월 컴백·데뷔 뮤지션 셋(영상)

· [TF이슈] '태움·왕따' 직장내 괴롭힘…형사처벌 가능할까?

· [오늘의 날씨] 아침기온 영하 출발, 전국 한낮 포근…일교차 커

· [TF현장] "사진만 찍는다고요?"…'F1 레이싱 걸 폐지', 국내 반응은…(영상)

· 이하늬, 평창올림픽 폐막식 첫번째 무대서 전통무용 '춘앵무'

- 특종과 이슈에 강하다! 1등 매체 [더팩트]
- 새로운 주소'TF.co.kr'를 기억해주세요![http://www.TF.co.kr]
- 걸어 다니는 뉴스 [모바일웹] [안드로이드] [아이폰]
- [단독/특종] [기사제보] [페이스북] [트위터]


* 본 컨텐츠의 저작권은 더 팩트에 있으며 더 팩트와 풀빵닷컴 간의 상호 협의 하에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0
  • 0
댓글
당신이 좋아할만한 페이지